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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가 누구하고 무엇 때문에 싸우기 시작했는지 그는 알지 못했다.
욕하는 소리, 때리는 소리, 어지러운 발자국 소리, 무엇이 무엇인지 분간할 수 없는 혼란이 한참 계속 되었다.

그가 간신히 기어서 일어났을 때는 노름판도 없어지고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.
몸의 여기저기가 조금씩 아파오는 것 같았다.

새하얗게 번쩍거리던 은화 더미! 더욱이 그건 그의 것이었는데..... 지금은 없다.

자식놈이 가져간 셈 쳐보아도 역시 석연치 않다.
‘나는 벌레다’ 라고 말해 보아도 역시 신통치 않다.

이번만은 그도 어쩔 수 없이 패배의 고통을 맛보았다.
그러나 그는 곧 패배를 승리로 돌려버렸다.

그는 오른손을 들어 힘껏 자기 뺨을 두세차례 연거푸 때렸다.
얼얼하게 아파왔지만 기분은 조금 나아졌다. 때린것은 자신이요, 맞은 것 역시 자신이었지만 그는 마치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본 것만 같았다.

이윽고 남을 때린것 같아 적이 만족해서 의기양양하게 누울 수 있었다.
그리고 그는 이내 잠들어 버렸다.

아Q정전 중


노신(뤼신)의 아Q정전... 읽고 나서 참 많은 걸 느끼게 해주었던 단편...
개인적으로 난 노신을 참 존경하고 좋아한다. 고등학교 때 책상에 왕조현과 더불어 노신 사진을 붙여놨; 쿨럭 ㅡ.ㅡ

당시 신해혁명 전후의 중국 인민들의 무기력함과 패배주의를 풍자해 쓴 이 책을 보면서, 허울뿐인(또는 객관적이지 못한) 개인의 정신적 승리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느끼고 배웠던거 같다.

나름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가고 있는 요즘, 성경속 이야기들이 참 훈훈하게 다가오고 있고
이젠 드디어 일상 응용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.

그런데, 참 성경속 말씀들을 따르자니, 이건 아Q틱한 사고 방식인거 같기도 하고... 할 때가 많은 거 같다.
그 중간의 미묘함속에서 헤깔려하지 말고, 현명하게 깨어있기가 참 힘든거 같다.

음 역시 하느님의 지혜를 우리가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실천하기란 정말 참 어려운 일인거 같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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